2010. 5. 29.

Google TV & iPad :: 구글티비 - 애플은 왜 아이패드를 만들었나


애플티비의 실패

애플티비는 2006년 9월에 아이팟 나노 2세대와 함께 발표했습니다.


발표할 때 이름은 아이티비였지만 2007년 1월 아이폰 발표와 함께 출시하면서 ‘애플티비’ 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이슈를 이끌지 못했고, 만족스럽지 못한 판매량과 맥미니와 겹치는 기능. 물론 맥미니와 함께 포개 놓을 수 있는 장점은 있습니다. 같은 크기로 타임머신을 추가하면 3층 석탑 완성이지요. 맥미니는 발표 후 어느정도 호응을 얻었지만, 바로 뒤 맥 CPU를 인텔 제품으로 바꾸면서 어정쩡한 가격 상승 등 여러 요인으로 그렇게 호응을 얻지 못합니다. 물론 애플은 여전히 애플티비와 맥미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왜 애플티비와 맥미니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걸까요?
그리고, 왜 잡스는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소파에 앉았을까요?

구글 티비의 미래

구글 I/O 2010 이라는 행사를 하면서 구글은 구글 티비를 소개합니다. 한때 미니기기의 제왕이었던 소니와 제가 좋아하는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 로지텍, 그리고 인텔(응?) 등이 힘을 모아 만든 제품입니다. 아직 판매하는 제품은 없으며, 로지텍에서 만든 로지텍다운 디자인에 ‘셋탑박스’가 시제품입니다.


구글 티비 소개 애니메이션

동영상에도 나오지만, 컨셉은 이렇습니다.
-티비를 본다
-궁금한 게 있어 웹검색을 한다
-보고싶은 동영상을 검색한다
-유튜브 등등등의 웹 동영상을 본다
-기타등등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위의 컨셉들을 다른 장비로는 구현하기 힘든 걸까요? 그냥 작고 소음 적은 데스크탑 피시를 만들어 TV 에 붙이면 안 되는 걸까요? 그에 적당한 컴퓨터로 이미 맥미니가 있고, 누구든 원한다면 조금 돈을 들여 티비 옆에 원하는 구성으로, 익숙한 시스템-맥이건 윈도건 상관없이 구축할 수 있습니다.
소니는 티비 화면에 웹브라우저를 올린다는 생각을 안 해봤을까요? 재미있는 웹 동영상을 티비로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걸 누가 싫어할까요? 화질은 논외로 하더라도.

아참, 지금에서 밝히지만, 이 글은 구글 티비를 까는 글 맞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아이패드를 넷북 대체로만 생각하는 분들을 위한 다른 생각입니다.

구글티비 그림 1

혼자 누워 티비를 본다면야 티비로 웹을 검색하건, 유튜브를 보건, 심지어 포르노를 보건, 무슨 상관일까요? 하지만

구글티비 그림 2


문제는 온 가족이 함께 본다는 데 있다는 겁니다. 정말 구글 티비의 컨셉은 뭘까요?

PIP

브라운관 티비 시절 pip 티비를 쓴 적이 있습니다. 재밌는 건 저와 어머니는 잘 활용했는데, 아버지와 동생은 상당히 귀찮아했습니다. 한 화면에 집중하기에 머리가 복잡해진다는 겁니다. 하물며 누군가는 HD 드라마 잘 보고 있는데 유튜브를 보겠다? 이게 가능하기나 한 소리인가요? 4: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9회말 공격에 2아웃 만루에서, 내가 궁금하다고 웹브라우저 띄우면?

구글 IO 구글 티비 발표중 'House' 를 검색한 화면 Engadget

구글 티비 키보드?

구글 티비 발표 키노트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트위터에 '키보드' 를 들고 나왔다는 글이 올라오고, 사진도 올라왔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키보드가 없다면 무엇으로 검색할 내용을 입력하겠어요. 근데 키보드? 리모컨 업체들이 키보드랑 티비랑 연결 못해서 못 만들었을까요.

그럼 키보드 대신에 아이패드를 놓아 봅시다. 웹브라우저를 띄운다고 뭐라 할 사람 없고 같이 보고 싶다면 손목 각도만 조금만 움직여서 같이 보면 됩니다. 싸울 필요도 없고 뭘 보는지 신경 쓸 필요도 없습니다.

맥미니

여기에 맥미니를 티비와 연결해 보죠. 맥미니가 아닌 윈도피시여도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무선랜으로 아이패드와 컴퓨터를 연결합니다. 재미있다면 함께 보는 사람에게 허락을 받고 맥미니 화면을 티비에 띄우고 함께 보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가능한 방법이구요.

상상력을 좀 더 발휘해서, 만약 블루투스나 무선랜으로 직접 티비와 아이패드가 연결되어 아이패드 화면이 바로 나타난다면?다시 말해 맥미니 같은 컴퓨터도 필요 없고, 무선랜으로 영상신호를 받아 티비로 뿌려주는 장비만 있어도 됩니다.
-아이폰 용 RGB, HDMI 케이블은 있었는데, 없어졌군요; 다만 아이패드용 VGA 연결 케이블은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액정이 없는 아이폰 OS 를 쓴, 그것도 HDMI 포트를 쓰는 기기를 발표한다는 루머가 있습니다. 이 글을 쓴 지 며칠 되었는데; 미리 올릴걸 그랬습니다;

물론, 구글이 애플처럼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 수 없는 한계도 있고, 왜 만들었는지도 그림이 그려집니다. 안에서건 밖에서건 옆구리 찔렀을 것이고-안드로이드로 티비까지 장악하자!-, 희망적인 것들만 보였을 것이며-우와 메이저 회사들 중에는 이런걸 만든 데가 없다!-, 키보드도 당연히 멋진 아이디어였을 겁니다. 어련히 알아서 잘 만들었을까 싶습니다만, 집단사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78908 라는 낱말이 생각날 뿐입니다.

소파를 장악하라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소파에 앉아 데모를 보여줬습니다. 어색해 보였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노트북보다 입력하기가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물건-아이패드가 적어도 키보드 보다 여러 면에서 훠얼씬 끝내주는 물건임에는 틀림없고 리모컨보다도 훨씬 활용도가 높은데다가, 함께 티비를 보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구글 티비 키보드가 일반 리모컨보다 많이 쓰일까요? 분명히 탁자 위 혹은 소파 어느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원래 색이 회색인 줄 착각하는 상황이 올 겁니다. 적어도 냉장고에 들어가진 않겠죠. 그걸 들고 돌아다닐 리가.


2천년대 초반에 '거실을 누가 장악할 것인가'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티비 뒤에 어떤 장비가 꽂힐 것인가 라는 질문이었는데, 애플을 포함한(애플티비) 거의 대부분의 업체, 심지어 하드웨어는 만들지 않는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정작 윈도를 싫어해도 마우스와 키보드반큼은 좋아하는 팬이 있는 하드웨어 명가이긴 하지만) 조차도 이 시장을 차지하려고 엑스박스를 내 놓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생각이 달랐죠. 능력이 되면 다 연결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이 하고 싶으면 게임기를 연결하고, 비디오를 보고 싶으면 디브이디 DVD를 연결하면 그만인거죠. 결국 죽어도 티비로 뭔가 보면서 딴 짓은 죽어도 못하는 게 인간이라는 동물로 결론이 난 겁니다.

그.래.서. 애플은 소파를 공략합니다.
바꿔 말하자면 구글은 티비에 또 하나의 연결장치-셋탑박스가 내장되었어도 셋탑박스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아이피티비 셋탑박스가 내장된 티비가 팔리고 있다- 를 추가했을 뿐인거죠. 거기에 최악의 리모컨 혹은 조이패드조차도 될 수 없는 키보드까지 얹어서.

이쯤에서 구글에게 한마디 해 주고 싶습니다.

미래 없는 레드오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물론 구글 티비가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아무리 봐도 기존 다른 제품들과 다른 점이 별로 없고, 엑스박스, 티보 등등 다른 셋탑박스를 없앤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반면 아이패드는 플래시를 보지 못한다는 문제는 있지만, 웹 검색, 유튜브 등등의 인터넷 환경 뿐 아니라, 다른 셋탑박스들이 지원하기만 한다면, 허접한 키보드가 아닌, 훌륭한 통합 리모컨 기능을 가질 겁니다. 이미 아이폰 용 무선랜 리모컨이 나와 있기도 합니다.

마무리

이상으로 구글 티비를 보면서 아이패드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애플의 애플티비를 이용한 거실침공실패, 그리고 구글 티비의 한계와 리모컨 키보드. 아이패드의 ‘소파 장악 작전’.
이외에도 여러 내용들이 있을 수 있겠죠. 사람들이 인터넷을 어떻게 쓰는지 어떤 때 쓰는지 고심한 끝에 나온 것이 아이패드라는 점. 그 크기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문서 입력’ 이라는 부분에서는 여전히 노트북보다는 어정쩡한 장비라는 점 등등.

영화로 만들었다가 쫄딱 망한 영국 환타지(촌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환타지 라고 썼음) SF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소설-원래는 라디오 드라마로 '닥터후' 라는 드라마를 만든 작가-가 생각나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은하수에 있는 여러 사건들을 넣어 놓은 ‘안내서’처럼, 아이패드는 어디에서나 손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충분히 '안내서'로 활용할 만한 기기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마지막 5편에 등장한 M&A 업체처럼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참고할 만한 글
Google TV 는 왜 요란한 빈수레인가?- 제레미의 TV 2.0 이야기
http://jeremy68.tistory.com/260




아이팟 초보를 위한 S.andiP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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